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88만 청주시민 여러분, 복지교육위원회 이예숙 의원입니다. 본 의원에게 5분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 김현기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ㆍ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범석 시장님과 청주시 공무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치매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9.17퍼센트, 환자수는 약 97만 명입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퍼센트로 진단자 수는 올해 298만 명에 달하며, 2033년에는 4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이 1인 가구이며,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습니다. 

돌봄의 책임이 가족에게 집중되면서 많은 가정이 심리적,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청주시의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10.3퍼센트, 75세 이상에서는 21.9퍼센트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합니다. 저는 네덜란드의 호그백 마을을 방문하여 치매 친화적 환경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의 모습은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곳에서 치매 환자들은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마을 주민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호그백 치매 마을은 환자들이 마을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곳입니다. 

치료진은 가운을 입지 않고 동네마트 점원이거나 지나가는 주민 역할을 합니다. 환자들은 가능하면 치매 이전의 라이프(life) 스타일을 누리도록 모든 것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은 환자가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만 머무르면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며 치매 환자도 일반인처럼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요양원에서 의학적인 치료에 집중하는 것보다 환자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뜻입니다. 환자들은 폐쇄된 병실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아침이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오후에는 동네 슈퍼에서 장을 봤습니다. 공원에서 친구들과 산책을 나서고 저녁이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누군가는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는 정원을 돌봤습니다. 그들은 단순한 환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치매 친화적 환경은 복지를 넘어 사회 구조와 문화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보호가 아니라, 격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주시는 이제 치매 친화적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부족합니다. 단순한 요양시설 확대나 일방적인 복지 지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환자와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청주시는 치매 가족 돌봄자의 경제적ㆍ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환자와 가족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도록 네덜란드 호그백 마을처럼 공동체 기반의 주거 모델을 도입해야 합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지역사회에서 불안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공원, 시장, 마트, 카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치매안심마을 조성과 함께 학생부터 노인까지 전 주민이 치매 인식개선 교육과 홍보활동에 참여하고 지역의 모든 기관과 단체를 치매예방 서포터스(supporters)로 치매 환자 응대 교육을 시행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안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치매는 낙인이 아닙니다. 치매 환자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청주시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청주시가 앞장서 치매 환자와 가족이 존엄성을 지키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청주시와 시민이 함께할 때 더욱 지속 가능해질 것입니다. 치매 환자와 가족이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실천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