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은 비수도권 산업단지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지역이며, 좋은 정주여건 및 풍부한 일자리로 최근에는 20~40대를 중심으로 수도권으로부터의 인구 유입도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또한 금년 발표된 '2040 청주도시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오창은 미호천 생활권의 중심으로서 제2도심이자 중심업무지역으로 미래 청주 발전의 핵심적인 지역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오창의 주거지에서 직선거리로 1km도 채 되지 않는 절대농지에 민간 업체가 2차전지 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함에 나는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오창 및 청원구는 이전부터 중소규모 민간 소각장이 난립하여 전국 쓰레기의 약 20%, 수도권 쓰레기의 상당수가 유입됨으로써 막대한 유독가스, 악취 등의 환경오염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인데 여기에 막대한 유독성 화학물질 배출이 예상될 수밖에 없는 2차전지 산업단지가 추가로 입주하게 되면 지역 주민들이 입어야 할 환경 피해는 가늠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민간 업체는 150,000m² 이상 면적의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교묘히 회피하여 149,000m² 면적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합니다. 이는 개발의 이익은 독식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은 회피하려는 구시대적인 개발주의의 단면입니다. 약 1천m²의 차이가 형식적인 합법과 비합법을 가를 수는 있을지 모르나 이 지역을 생활 터전으로 삼고 있는 약 15만 주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함에는 종이 한 장만큼의 차이도 없을 것입니다. 청주시의회와 시 행정부서는 민간 기업의 이익을 위해 기계적인 법률 적용을 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생존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오창은 아직 인구에 비해 많은 기본 인프라 및 편의/여가시설이 부족합니다. 먼저 교통을 이야기하자면 과학단지 조성 후 약 20여 년에 걸쳐 시내버스 노선의 수는 늘어났으나 대부분 배차간격 30~40분으로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여 절대 다수의 주민들이 자가용 교통에 의존하는 바, 오창과 원도심을 잇는 17번 국도와 LG로는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교통 체증이 상시화되어 있습니다. 시외교통 역시 몇년 전 북부터미널이 개업은 하였으나 시외버스 노선 확충, KTX 오송역 연계버스 증차, 광역전철(대전-청주공항 광역전철, 동탄-청주공항선, 중부내륙 횡단철도 등) 연계 문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입니다.

의료의 경우 오창에 중소규모의 2차 종합병원이 있기는 하나 향후 미호천 일대 성장에 맞추어 지역 의료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상업/여가시설의 경우 동네 먹자골목 정도의 발달만이 있을 뿐 영화관, 복합쇼핑시설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도심, 가경, 복대나 천안, 대전 등의 인접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진정으로 오창의 정주여건 향상 및 지역 발전을 원한다면 교통, 의료 등의 기본 인프라 및 편의/여가시설 확충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간곡히 호소를 드립니다. 청주시의회 및 시 행정부서는 오창 및 청원구 약 15만 주민의 생존 및 안전을 위협할 수밖에 없는 2차전지 산업단지 조성을 저지하고 오창을 미래 신도심에 걸맞는 지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장기적이고 일관된 개발정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